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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탐방 경기 이천 울안농장 김태균 대표

작성일 2018-11-13 조회수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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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탐방 경기 이천 울안농장 김태균 대표
액비재순환시스템으로 행복한 일터를 만듭니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울안농장을 찾았다. “여기서 걸어오면 돼요, 바로 앞이 농장이에요.” 농장에 다다르자 김태균 대표가 마중을 나왔다. 울안농장은 약 4,5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한다. 그러나 농장에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농장 뒤편으로 향했다. 어디선가 기계가 돌아가는 ‘윙’ 소리가 들렸다. 작년 8월 도입한 액비재순환시스템이 가동되는 소리였다.



액비재순환시스템으로 가스 ‘0’
울안농장은 지난해 8월, 액비재순환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든 돈사에 설치되는데 걸린 기간은 약 3개월. 돈사 내부에서는 바닥 아래로 천천히 흘러가는 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장 뒤편에는 돈사를 돌고 한 바퀴 돌고 나온 액비들이 모이고 있었다. 이곳은 액비재순환시스템을 가동하는 주요 시설. 모든 농장의 액비들이 한데 모인 곳이면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날 법도 했지만 냄새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분변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황화수소 가스 때문에 발생한다. 돼지 분변은 3일이 지나면 썩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돈사 슬러리 피트가 차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름. 분변이 쌓이는 보름 동안 가스는 계속해서 생겨나기 때문에 냄새가 ‘악취’로 발전하는 것이다. 지역 사회에서 민원의 대상이 되거나, 농장 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건 보통 이러한 경로로 생겨난 악취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울안농장의 액비재순환시스템의 열쇠는 미생물이다. 슬러리 피트 아래로 떨어진 분변은 계속해서 돌고 있는 물속 미생물에 의해 곧바로 분해된다. 울안농장 농장장이 “혹시라도 아직 분해되지 않은 분변이 쌓일까 봐 매일 점검하지만 11개월째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분변이 쌓일 틈을 주지 않으니 지독한 가스도 발생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시설에서 계속 들리는 ‘윙’ 소리의 정체는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분변을 분해하며 증식한 미생물의 수는 이 모터에 의해서 조절된다. 이 모터는 하루도 쉬지 않고 온종일 가동된다. 분변도 이와 더불어 온종일 분해되고 있었다.
“냄새 한번 맡아 보세요. 액비를 퍼낸 건데 아무 냄새도 안 날걸요?”
도드람환경연구소의 윤태한 박사가 손으로 액비를 직접 떠 보이며 말했다. 윤 박사는 이날 액비재순환시스템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 농장에 찾아왔다.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게 우선
양돈업계는 최근 냄새 문제로 몸살이다.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상승하면서 집 주변 농장에서 나는 분뇨 냄새에 민원을 제기하고, 그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가축사육 거리제한 등 각종 규제를 걸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지역 주민들만 피해자인 것 같지만, 농장주 역시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다. “어디 가서 양돈한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어요. 사람들이 하나같이 죄지은 사람 보듯이 바라보더라고요.” 김태균 대표가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김 대표가 귀농해 양돈업을 시작한 건 2003년.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일하게 된 돼지 농장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에 머리가 어지러웠던 것. ‘이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악취 문제에 대해 3일간 고민한 뒤에야 김 대표는 농장에서 일하기로 결정할 수 있었다.
김 대표가 맡은 일은 농장 폐수 관리. 일하는 기간은 ‘냄새와의 전쟁’이었다. 주변에선 가스로 인해 병원에 실려 가거나 목숨을 잃은 근로자의 소식이 간간히 날아 들어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3년 동안 김 대표는 ‘냄새 없는 농장’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런 김 대표에게 윤태한 박사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윤 박사는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부분을 집중에서 연구했다. 2009년, 윤 박사가 농장 폐수를 정화해 방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을 때, 제일 먼저 도입한 농장도 이곳이었다. 김 대표는 “그때는 냄새에 대해 그러려니 하던 시절이었다, 폐수 처리가 가장 중요했던 시절”이라 말했다. 8년이 지나고, 윤 박사의 액비재순환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것도 역시 김 대표였다.
김 대표가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냄새 저감에 대한 사례를 찾기 위해 여러 농장을 견학했다. 여러 농장을 견학하며 눈에 띈 건 문 닫은 농장 옆에 버려진 여러 시설물이었다. 농장주들이 냄새를 없앤답시고 비싸게 들였다가, 실패하고 농장과 함께 버려진 시설들이었다.
“농장주들도 악취를 없애고 싶어해요. 누가 안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겠어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이 따라주지 못한 부분도 있었어요. 저도 처음에 윤 박사의 시스템을 들인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다 말렸어요. 무리해서 시설을 짓다가 문 닫은 농장이 많기 때문이었죠.”


농장에도 새로운 바람 불어야
액비재순환시스템이 들어선 후, 울안농장에서 악취는 점차 사라져갔다. 윤 박사는 울안농장의 시설을 두고 “앞으로 수십 년은 거뜬할 것”이라 말했다.
냄새가 사라지자 김태균 대표의 삶엔 변화가 생겼다. 주민들과의 갈등은 빠르게 해소됐다. 김 대표는 “마을 이장이 직접 나서서 앞으로는 냄새 문제로 우리 농장에 따지지 말라고 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죄책감을 안은 채 농장을 운영했던 김 대표는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농장에 출근한다.
변화는 일터 현장에도 불어왔다. 김 대표는 물론, 매일 돼지를 마주하는 직원들의 표정도 환하게 바뀌었다. 농장 성적 역시 자연스레 좋아질 예정. 아직 정확한 수는 집계하지 않았지만 김 대표는 “폐사하는 돼지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가 끝나면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성공 이후 많은 농장과 관계 기관들이 울안농장을 다녀갔다. 이미 여러 농가가 윤 박사의 액비재순환시스템을 도입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들어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많은 농장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한다고 당부한다. 농촌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한돈업계에도 도시에서 귀농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저는 자식들에게 늘 말해요. 세상을 먼저 경험하고 오라고요. 농장엔 마흔 넘어서 돌아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농촌에 와서 처음 느낀 건 사람들이 기존의 울타리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는 부분이었어요. 할아버지가 그래왔고 아버지도 그랬으니 아들도 그러려니 하는 거죠. 하지만 세상은 계속 변해요. 냄새 문제에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느끼기 시작한 것처럼요. 농장을 운영하면서 다들 우선순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돈보다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냄새 문제도 그래서 고민한 거고요. 많은 농가들이 ‘행복’을 우선시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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