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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SP ELISA PI 값에 대해서 제대로 알자

작성일 2016-11-04 조회수 521

100

구제역 SP ELISA PI 값에 대해서

제대로 알자

 

필자의 회사에서 병성감정기관을 운영하는 관계로 자주 구제역 SP ELISA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이번 연재에서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구제역 SP ELISA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SP ELISANSP ELISA

 

구제역 바이러스가 만드는 단백질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바이러스 자체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바이러스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이다. 바이러스 자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구조 단백질(Structural Protein)이라고 하는데 줄여서 그냥 SP 라고 부른다.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비구조 단백질이라고 하는데 영어로 Non Structural Protein이라고 해서 흔히 NSP라고 한다. 백신에서는 방어가 중요하므로 NSP는 제거하고 SP 항원만 들어가도록 만들기 때문에 구제역에 걸리면 SP, NSP 항체가 모두 검출되지만 백신을 접종하면 NSP는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SP 항체만 검출된다. 그래서 현재 백신 항체가 검사에서 SP 항체를 검사하는 것이다. 반대로 NSP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그 개체는 백신이 아니라 야외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다는 뜻이므로 방역조치의 대상이 된다. SP 항체가 검사에서는 다른 질병 검사와는 달리 PI라고 하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도대체 이 PI가 무슨 뜻이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살펴보자.

 

2. 구제역 항체 검사에서 등장하는

PI라는 단위

 

먼저 구제역에 대한 항체가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ELISA(Enzyme Linked Immun osorbent Assay)라고 하는 검사기법과 중화항체 측정이라고 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ELISA라고 하는 방법은 많은 양의 혈청을 처리하기에 적합하고 중화항체가는 백신의 효능 평가의 지표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그 의미와 중요성이 다르다.

보통의 ELISA 검사는 항체가 많이 들어 있는 샘플이 색깔이 진하게 발색된다. 그런데 구제역 혈청검사의 경우 항체가 많이 들어 있으면 있을수록 색깔이 없어지는 검사 기법인 경쟁 ELISA(competitive ELISA)라고 하는 검사기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구제역 항체가가 높으면 흡광도가 낮아지고 구제역 항체가가 낮으면 흡광도가 높아지는 역비례 결과가 나오게 된다.

실제로 PCV2 항체가도 이런 방식으로 검사된다. 그런데 검사실에서 이렇게 결과를 내자 그 결과를 보는 수의사나 농장 관련자 모두 심하게 헷갈려 했다. 기존 검사 방법과 완전히 반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구제역이나 돼지 써코바이러스 감염증 항체 검사기법이 다른 검사기법과 달라서 오는 일종의 혼란이었다. 검사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면 이런 혼란을 줄일까 고민하다가 아주 간단한 수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100에서 반응도를 빼줘서 항체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치가 높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을 PI Percentage Inhibition 이라고 한다. 수식은 다음과 같다.

PI (Percentage inhibition) = 100

- (샘플 흡광도 / 최대 흡광도) X 100

수식이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예를 들어 보자. 구제역 혈청형 O형에 대한 SP ELISA 검사를 해보면 양성 샘플은 흡광도가 0.11, 음성샘플은 흡광도가 1.68로 양성보다 음성이 더 강한 반응이 나온다. 구제역 항체가를 검사할 혈청 샘플의 흡광도가 0.245가 나왔다면, 이 수치로 PI 계산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PI = 100-(0.245(샘플 흡광도)/1.68(음성샘플 흠광도))

×100 = 85.40

계산된 PI 값이 85.40이 나왔으므로 이 샘플은 PI 기준 50을 넘겨 양성 샘플이 된다. 즉 샘플내에 항체가가 없어서 샘플 흡광도가 최대 흡광도에 가깝게 나오면(100 (1.68/1.68) × 100) PI는 거의 0에 가까운 값이 나오고, 샘플내에 항체가가 많아서 샘플 흡광도가 0.11이 나오면 (100(0.11/1.68) × 100) PI93.4가 나오게 된다.

 

3. PI 50이 백신 접종의 근거가 될 수 있나?

 


앞에서 구제역 항체가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PI 값이 높게 나오고 항체가 수준이 낮으면 낮을수록 PI 값도 낮아지도록 조정을 했다는 것을 보여드렸다. 그런데 문제는 진단키트 설명서에도 이 PI가 구제역 항체 양성, 음성 기준이라고 되어 있을 뿐, 구제역 백신 항체가 양성 또는 음성을 구분하는 기준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Prionics사의 ELISA kit 설명서 사진을 아래에 첨부하였다<그림 2>. 이 자료에도 보면 PI50 미만이면 구제역에 대한 항체가 없다고 보고 PI50 이상이면 구제역에 대한 항체가 있다고 본다고 되어있지만 이 표현을 백신 접종 기준으로 보기에는 좀 미흡해 보인다. PI 값을 특히 돼지에서 백신 접종 기준으로 삼았을 때 나타났던 문제를 과거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자.

2011715일 구제역 예방접종 과태료 부과 기준이 마련되었는데 이때는 소와 돼지를 구분하지 않고 항체형성률이 80% 미만인 농가에 대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약 2개월 뒤인 2011913, 소는 80% 미만으로 유지했지만 돼지는 60% 미만으로 조정되었다. 소의 경우 항체가가 잘 나오지만 돼지의 경우 항체가가 낮게 나오기 때문에 기준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기준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약 17개월이 지난 2013411, 소는 그대로 80%로 유지했지만 백신을 여러 번 접종 받게 되는 번식돈은 60% 미만, 비육돈의 경우 PI30 기준으로 60% 이하로 또 한번 수정을 하였다. 2014924일에는 비육돈 기준을 PI 50 기준으로 해서 양성률 30% 이하를 과태료 처분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과학적인 실험을 반복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정한 기준이 아니다 보니 계속 기준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럼 실제로 백신을 접종했던 양돈장의 PI 값은 어떻게 나오고 있을까? <1>2015, 실제 전국 20개 농장의 PI 평균값과 PI 50기준 양성률 데이터이다. 어떤 농장은 PI값 평균이 47.76이 나왔음에도 전체 양성률이 7%에 불과한 농장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해도 PI값이 50을 넘기지 못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2>SP ELISA PI 양성율이 7% 대로 나왔던 농장 모돈들의 PI 값을 나타낸다. 15두 평균값은 47.76으로 기준치 50에 거의 근접해 있으나 대부분의 혈청이 50을 넘기지 못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장으로 판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농장의 모돈은 구제역 백신을 맞은 개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필자가 구제역이 우리나라에 발생하기 전 혈청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SPF 돼지의 혈청으로 분석을 해보니 99% 유의수준을 적용했을 때 15를 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 백신을 맞지 않은 돼지는 99%의 확률로 PI 15를 넘지 못한다는 뜻이며 PI 15를 넘는 개체는 백신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 맺음말

 

이번 호에서는 구제역 백신 정책에서 정말 중요한 SP ELISAPI 값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 보았다. 구제역을 예방하고 방역조치를 실시함에 있어 백신 접종 여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판단 기준에 과학적 근거와 경험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하나 하나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농장과 정부, 양돈수의사, 검사기관 모두가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하나 만들어져야 구제역 방역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이 그런 기준을 설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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