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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이번엔 기후급식이다

작성일 2025-08-2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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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을 위협하는 새로운 급식모델이 나타났다. 그린급식에 이어 이번에는 ‘기후급식’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 농업을 기반으로 지역 농산물 이용, 공공 먹거리 확대, 식생활 교육을 결합한 급식 시스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기후급식 페스타 in 경기’를 열어 정책 방향과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서는 경기도가 2009년부터 이어온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의 모델과 성과, 그리고 영유아·군부대·임산부까지 확대된 다양한 공공급식 정책이 소개됐다. 
 
또 생산부터 공급·물류·소비까지 기후급식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국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체험·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함께 진행했다. 
 
이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공공급식 모델을 확산시키고, 경기도의 공공급식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올해 역시 경기도는 9월 3~4일까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2025 기후급식 컨퍼런스 In 경기를 개최 예정이다. 컨퍼런스에서는 기후급식 정의와 국내외 추진 사례, 지속가능한 기후급식 체계로의 전환, 세상을 건강하게 바꾸는 기후급식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함께  탄소발자국 비교 식단 전시, 저탄소 식재료와 레시피 실습, 업사이클링 체험존(제로웨이스트 사례 등)이 운영된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경기도 학교급식 SNS 자랑대회, 기후위기 OX 퀴즈대회, SNS 환경 챌린지 인증 이벤트도 진행 예정이다. 
 
취지 자체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이를 공공급식에 반영하는 일은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불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후급식의 논리대로라면, 축산물은 이 시스템 안에서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 저탄소 인증 축산물은 포함될 여지가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 대규모 공공급식 원료로 쓰이기는 쉽지 않다.
 
경기도의 기후급식은 학교뿐 아니라 군 급식, 공공기관 급식을 모두 포함한다. 기존의 그린급식이 비교적 제한된 범위에서 시도됐다면, 이번 정책은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 만약 실적이 좋게 나오면 다른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가능성도 크다. 점진적으로 확산한다면 축산물은 공공급식에서 점점 밀려나고, 사회 전반에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급식 지도나 식생활 교육 자료를 살펴보면 축산물 섭취에 부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자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자체나 교육청도 이를 적극 홍보하고, 지난해에는 ‘기후 위기 대응 저탄소 학교급식 지원사업’이 추진됐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학교들은 ‘저탄소 급식의 날’을 운영하며, 육류 생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학생들의 육류 위주 식습관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 직설적이다. 한 급식 담당자는 “기후 식단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은 식단에서 육류를 빼는 것”이라고 말한다. 빠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데 굳이 어려운 길을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후급식 관련 회의에 참여한 한 축산학과 교수는 “참석자 대부분이 육류에 부정적 의견을 내고, 축산 전문가로는 나 혼자였다”며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지나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환경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히 ‘육류 삭제’라는 손쉬운 선택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 체계란 특정 식품군을 배제하기보다,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저탄소 축산, 친환경 사료, 지역 순환형 축산 모델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
 
기후급식은 분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이라는 이름 아래 한쪽의 목소리가 배제된다면, 그것은 균형 잡힌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 환경 보호와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다양한 산업의 공존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축산경제신문]
https://www.chukky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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