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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뿌리가 깊어야 열매도 풍성하다

작성일 2025-05-15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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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농업 기반 흔든다
상속공제 20배 격차 여전
세금 개편 없인 미래 없다
후손 위한 결단 필요한 때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는 ‘용비어천가 제2장’에 담긴 구절로, 조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후 지은 서사시로,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오늘날에는 단단하고 묵묵히 삶의 살아가는 자세를 가르쳐준다. 
 
오랜 세월 땅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는 거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듯, 사람도 산업도 든든한 뿌리가 있어야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지혜를 다시 떠올려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농업이야말로 오랜 세월 동안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며, 땅을 지켜온 ‘뿌리 깊은 산업’이다. 
 
또 반드시 지켜내야 할 산업이다. 다가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영농상속공제 및 영농자녀 증여 특례 지원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지금 이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농촌을 떠받치던 농업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한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가 인구는 208만 9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이며, 70세 이상 인구가 전체 농가 인구의 36.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수년 내에 농촌의 주축이 은퇴할 것이고, 그 자리를 이을 후계자가 없다면 농업 기반 자체가 붕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농업의 뿌리가 서서히 썩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대 간 승계’라는 새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영농상속공제와 영농자녀 증여 특례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농상속공제의 한도는 30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 일반 중소기업에 적용하는 가업상속공제 한도는 600억 원에 이른다. 
농업이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생명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타 산업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공제 한도를 적용받고 있다. 
 
더욱이 가축이나 농산물 가공시설 같은 실질적인 영농기반 자산은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농업이 점점 규모화·법인화되고 스마트팜 등 고가의 농업 시설로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현 제도는 이미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 지은 수필집 ‘채근담’은 “나무가 크게 자라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 뿌리를 단단하게 하라”고 말한다. 농업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지금 영농자녀들에게 안정된 승계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농촌은 젊은 피를 잃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부모 세대가 평생 일궈온 1차 산업의 터전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쪼개지고 팔려나간다면, 농업의 뿌리는 더는 이어지지 못한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자연을 관리하며, 지역사회의 뼈대를 이루는 기반 산업이다. 그런데도 지금의 조세 정책은 농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영농상속공제 한도를 현행 30억 원에서 최소 100억 원 이상으로 상향해 후계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업 기반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영농자녀 증여 특례의 세액감면 한도 역시 5년간 1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해 조기 승계를 촉진해야 한다. 
 
아울러 공제 대상에 가축과 농산물 가공시설 등 실질적인 영농 자산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만 농업이 뿌리를 더욱 깊게 내리고, 세월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자라날 수 있다.
뿌리가 깊어야 가지가 무성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영농자녀 상속공제·영농자녀 증여 특례 한도 확대는 단순한 세금 혜택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의 뿌리를 다시 살리는 일이다. 
 
농업은 생명의 시작점이다. 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먹거리, 우리의 미래도 위태로워진다.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다.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농업이 그 깊은 뿌리로,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우뚝 서야 할 때다.



[축산경제신문]
https://www.chukky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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