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시각으로 본 아시아 양돈의 '미래 트렌드' 6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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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1-03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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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경향)는 특정 그룹의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따르게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그 사람들의 내면속에 자리잡는 방향성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유럽의 양돈 미디어 ‘Pig Progress' 편집장 Vincent ter Beek는 2005년부터 20여 년 동안 독자들에게 전 세계의 양돈 관련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고 있다. Vincent 편집장은 글로벌 양돈의 경향을 12가지로 정리했는데, 그 중 6개를 아시아 양돈에 적용되는 경향이자 미래로 꼽고 있다. 지금까지 3화에 걸쳐 아시아인의 시각으로 유럽 양돈을 살펴보았는데, 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아시아 양돈은 어떤 모습일까? 본 내용은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양돈수의사대회(APVS) satellite congress(HIPRA)의 발표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 1 기후 변화 속의 아시아 양돈 기후 변화의 경향은 ‘상승’으로 요약된다. 2011~2020년 평균 기온은 1850년~1900년 대비 1.09℃ 상승했다. 2015년에는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이 상승의 폭이 2℃가 넘지 않아야 한다는 파리 협정이 채택되었다. 폭염의 지속 기간이 길어지고 홍수의 피해 역시 심각해지는 등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전 세계적이며, 아시아 양돈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료와 물의 비용이 더 상승하고 파리와 이 등 해충의 피해가 늘어나며, 분만 시간이 늘어나 사산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비육돈의 사료 섭취량은 낮아지고 도체의 지방량이 많아지며, 임신돈의 고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허약하게 태어나는 자돈의 비율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극심해지는 기후 변화에 대비하려면 다방면의 준비가 필요하다. 돼지에 시원한 물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낮아진 사료 섭취량을 보완할 수 있도록 사료의 에너지 함량이 높아야 한다. 돈사 지붕은 하얀색 페인트를 칠해 과도한 열에너지의 일부를 차단할 수 있어야 하고 정밀한 온습도 센서를 갖춘 환기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므로, 이외에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개선해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한편 아시아 양돈산업 역시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기여해야 하며, 이에 대한 각국의 규제 역시 강화될 것이다. 사료요구율이 낮아지는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사료 부산물의 이용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 또 돈사의 단열 수준, 태양광 패널 설치 등 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규정 등도 강화될 것이다. # 2 정밀 기술 적용의 확대 최근 유로티어(EuroTier), 비브(VIV) 등 국제 축산박람회에 관심을 가지는 아시아 지역 농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해외여행은 가지 않더라도 개인적인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정기적으로 해당 박람회들 만큼은 참석하기도 한다. 새롭게 개발된 기술이나 설비를 우리 농장에 적용하며 작업이 자동화되고, 이에 따라 업무 효율을 상승시켜 유럽 농장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축산박람회의 인기가 많아진 이유일 것이다. 나아가 농장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정보들을 디지털화하고, 해당 정보들을 활용하여 기존 사양관리의 정밀도를 더욱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들도 소개되고 있다. 현재의 양돈 신기술은 이렇듯 초정밀 축산(PLF, Precise livestock farming)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범주에는 생산성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한정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포함된다.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양돈 분야의 정밀 기술은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사람이 개체보다는 돈군에 집중하는 관리를 했다면 인공지능은 개체 하나하나의 관리 상태를 높여 돈군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개체 관리를 위해 이표(RIFD 칩 등)는 물론, 돼지의 보행이나 안면 인식 등을 통해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 3 차단방역 강화 아시아를 집중 강타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발생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초기 ASF 발생 상황은 우리나라와 사뭇 달랐다. 우리나라 역시 간헐적으로 ASF가 발생하며 살처분과 이동제한을 비롯한 피해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 발생 정보의 공유가 투명하지 않았다는 것과 지역 단위의 방역에 대한 농가들의 협조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 그 원인으로 생각된다. 다른 농장의 차단방역 절차를 단순히 벤치마킹하는 것으로는 내 농장의 차단방역을 개선할 수 없다. 내 작은 행동이 농장의 질병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 국가들의 지역단위 차단방역 개선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마음가짐으로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위험해진다는 것을 국가재난형 질병 ASF로 배우게 되었다. 각 농장의 질병 정보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재산으로서 공유되어 질병 확산 방지에 효과적인 동선 체계를 구축할 수 있고, 차단방역 규칙 준수가 개별 농장을 위해서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이 되는 유럽 양돈 선진국들의 마음가짐이 아시아 양돈에도 요구되고 있다. # 4 항생제 사용 저감 유럽 연합의 엄격한 항생제 사용 규제는 2005년 EMA(유럽의약청)가 유럽 동물용 항생제 소비량 조사 프로젝트(ESVAC)를 시작하며 본격화되었다. ESVAC 프로젝트는 동물용 항생제의 판매량을 국가 단위로 수집하며 항생제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항생제 사용 저감으로 양돈 생산성이 일부 낮아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유럽의 항생제 사용량은 매년 확실하게 감소하고 있다. 이렇게 확고한 항생제 저감의 의지는 치명적인 항생제 내성균을 우려하는 유럽 소비자들의 목소리에서 비롯된 것이며, 양돈농가는 이것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한편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의 범위를 넓히거나 질병 컨트롤에 유리한 그룹 관리 시스템을 발달시키는 등 항생제를 과거처럼 사용하지 않더라도 생산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유럽 양돈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아시아의 항생제 사용 규제는 아직까지 유럽에 비해 매우 느슨하다. 성적이 높지 않은 농장들은 낮은 관리 수준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항생제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양돈도 유럽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항생제 내성균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사망자 수가 암에 의한 사망자 수를 훨씬 앞지르게 된다고 전망될 만큼 항생제 내성균은 심각한 문제이다(The 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 Jim O’neil, 2016). 아시아 각국의 양돈산업에 강력한 항생제 규제가 생기는 것도 시간 문제일 뿐이다. 아시아 양돈의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 정기적인 질병 모니터링과 함께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실시하고, 감수성이 좋게 나타난 항생제의 출하 전 휴약기간을 고려하여 필요한 만큼만 정량 처방 및 사용한다. - 질병 예방을 위한 관리를 강화한다(농장의 문제 질병 파악 및 올바른 방식으로 백신 접종). - 위생도 수준, 차단방역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 - 정부기관은 현장 관리자, 농장주, 수의사를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 5 번식돈 동물복지의 강화 “전 세계적으로 임신사 스톨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및 아시아 양돈가들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향이라고 느끼지만, 이것은 유럽 국가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변화이다. 2013년 유럽연합에 의해 생긴 번식돈 동물복지 규정은 유럽 각국의 상황에 따라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유럽연합의 규정을 뼈대로 각 국가의 규정을 덧붙임) 임신사 스톨을 착실히 줄이고 있다. 이제는 임신사 군사사육의 장점이 많이 연구되고 또한 노하우(모돈 간 투쟁, 서열 관리, 스트레스 관리)가 누적되며 어렵더라도 적용해야 할 흐름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더 나아가 독일에서는 2029년 2월부터 임신진단, 발정체크, 치료 작업 이외에는 모돈을 스톨에 가두면 안되는 규정도 적용될 예정이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동물복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번식돈의 동물복지 적용에 대한 찬반 양쪽의 목소리가 모두 높다.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생산자들이 많지만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대비해야 한다. 유럽 역시 번식돈 동물복지 적용 시작 단계에서는 임신 초기돈의 사고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 피해는 시설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스템을 전환한 농장들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와 더불어 다른 아시아 농장들에서도 규제가 생기기 이전에 번식돈 동물복지를 적용하는 농장들이 늘어가고 있다. # 6 소셜 미디어 속의 양돈 2019년 5월 양돈 종사자들에게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네덜란드의 한 농장에 동물복지단체 소속 일반인 200여 명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들은 도축을 위한 가축 사육을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했다. 이어 호주, 스페인, 캐나다, 스페인 영국 등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과격한 소비자들의 행동은 그 동안 닫혀 있던 양돈장의 문 때문에 비롯되었을 수 있다.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의 거리는 매우 멀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양돈산업의 새로운 경향은 양돈장의 문을 일반인들에게 열어주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문을 열어주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대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양돈장의 문을 열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농장들이 생겨나고 있다. 농장의 일과를 소개하고, 외부인의 상상과 다르게 얼마나 동물들을 인도적이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농장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양돈업의 의미와 양돈 종사자의 자부심을 일반 사회에 알릴 수 있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 아시아 역시 돼지고기가 주요 단백질원인 국가들이 많지만 그에 비해 거의 모든 소비자들은 피상적인 양돈장의 모습만 알고 있을 뿐이다. 생산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날 기회는 적지만 양돈산업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고 중요 산업으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산업 종사자 모두의 크고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경제 수준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유럽과 같이 먹거리의 배경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처 : 한돈뉴스(http://www.pignpork.com) http://www.pignpork.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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