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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버전 4.0, 공존·상생·윤리

작성일 2021-08-3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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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 버전 4.0, 공존·상생·윤리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는 존재 아니고
주변을 무시하고 독자적 생존 불가능
소비자 건강 고려한 공익적 가치 추구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 말로 안돼
패러다임 변화는 과거와 완전한 단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사고 방식을
 
러시아 출신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고, 타임스 경제평론가와 파이낸셜 타임즈 모스크바 특파원을 지낸 아나톨 칼레츠키는 자본주의 4.0’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용어를 사용해 국내 언론사 기획팀장이었던 김덕한 씨는, 신문에 시리즈로 연재된 자본주의 4.0을 열자를 엮어서 저서로 출판했다.
 
자본주의 4.0이란 자유시장 경제의 장점이 발휘되도록 시장이 힘을 존중하되, 시장이 단점을 제어해 자본주의의 긍정적 역할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자는 따뜻한 자본주의또는 모두가 행복한 자본주의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를 버전으로 따지면 ‘1.0’의 경우, 대공황기 이전의 세계자본주의는 시장이 주도하는 자유방임형이었다. 버전 ‘2.0’, 대공황 이후 위기를 맞으면서 정부가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통해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다. 정부는 경기가 과열되면 긴축정책을, 침체되면 확장정책을 쓰면서 경기의 완급을 조절했다.
‘3.0’은 그 이후 경쟁을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도록 하는 즉 자유시장의 절대 우위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가 득세했다.
신자유주의는 1980~1990년대 사상 최대의 경제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개인 간 국가 간 빈부 격차의 심화와 비생산적인 금융자본의 확대, 이로 인한 버블 확산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대한민국을 비롯 아시아와 러시아 여러 개발도상국들이 IMF 체계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것도 이 시기다.
자본주의 버전 4.0은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단계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 버전 4.0은 정부 주도의 수정자본주의와는 작동원리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새로운 단계의 자본주의는 정부와 시장, 어느 한 쪽의 주도권을 쉽게 인정할 수 없을 만큼 작동원리가 단순하지 않으며, 서로 상호작용이 복잡한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정부와 시장 모두 완벽할 수 없고 어느 한쪽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 이론적 배경이다.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할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만 몰두하고 정치권은 실질적인 효과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 가 될 만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에만 열심이다.
 
이렇듯 버전이 바뀌어 가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당시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심화되어 가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대두됐다.
 
축산업 버전 4.0’이라는 의미도 마찬가지다.
 
축산업이 온전히 산업으로 발전해온 1.0 버전은 축산업 태동기다. 경종농가의 부업으로 시작했던 축산업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국민소득의 증대와 맞물려 육류는 생산하기만 하면 팔리던 호황의 시대다.
그러던 축산업이 2000년 축산물 개방이라는 세계화 물결에 휩쓸리면서 값싼 외국산 축산물과의 어쩔 수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가격 경쟁으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던 축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돈을 비롯한 한우 브랜드 등 브랜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사료·혈통·사양관리의 통일이라는 삼통(三統)’ 개념도 이때 등장했다.
2000년대 초 AI를 비롯 구제역·광우병 등 악성 가축전염병이 빈번하다가, 201011월 안동발 대규모 구제역 파동을 계기로 축산업은 안전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축산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리고 202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환경과 사회적 공헌이라는 상생, 그리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이 도입되는 축산업 버전 4.0의 시대를 맞았다.
축산업이 규모화를 지향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동물을 학대하면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부도덕한 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과거의 관행들이 이어져 가는 것이 아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이다. 때문에 과거의 사고방식으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
축산농가들이나 축산관련 종사자, 학계는 지금 일반인들의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 과도한 평가이며, 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도외시한 주장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축산인들이 과연 최근의 주장처럼 국민에게 사랑받으려고 얼마나 자기 성찰과 환경에 관심을 가졌는지 반성해야 할 때다. ESG 경영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축산기업이나 개인 그리고 협동조합 등이 도입 붐을 이루고 있지만, ESG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추상적인 이러한 개념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실천되기 위한 세세한 매뉴얼 또한 우선이다. 그래야 진정성이 생기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 : 축산경제신문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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