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감축, 친환경 농가 확대 효과 커
메탄가스 발전기 활용 축사 냉·난방시스템도
분뇨 자원화와 바이오매스 발전체계 모델
축산 신기술이 농가에 보급되기까지는 시범사업단계를 거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맞춤 액비 제조와 활용, 바이오 커튼 이용 축산냄새 줄이기, 육가공품 부가가치 향상 등 신기술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기 다른 시설, 사양, 경영형태 등을 고려하면 신기술을 똑같이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본보기가 될 만하다. 신기술 활용사례를 소개한다.
인근 농장 돈분 수거해 혐기소화조 투입
바이오가스 생산, 소화액은 액비화 공정
부유물 거의 없는 액비에 N·P·K 맞춤 제조
농가에 소형 액비저장조 설치 지원, 운송
홍성군 돼지 66만, 충북도보다 많아
충남 홍성군의 남다른 축산업 규모는 익히 알려졌다. 돼지와 소 사육 마릿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손으로 꼽을 정도다. 돼지는 약 66만 마리로, 강원도나 제주도에 앞서는 것은 물론 충청북도 전체 사육 마릿수보다 많고 기초단체로는 으뜸이다.
“돼지가 많다는 것은 미래 에너지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겁니다. 분뇨는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농업용 자원이 되고 열과 전기에너지원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홍성은 축산물 생산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기반을 갖춘 곳이죠.”
축산과학원, 홍성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맞춤 액비 제조 고품질 친환경농산물 생산기술 시범사업’을 펼쳤던 ㈜기반 이채복 대표의 평론이다. 이 대표는 ㈜기반뿐 아니라 ㈜기반 팜, ㈜기반 바이오매스, 홍성 바이오발전소를 함께 운영하는 경영총괄 회장이기도 하다.
㈜기반이 맞춤 액비 시범사업을 진행한 때는 지난 2018년, 2019년이다. 30년 넘게 에너지산업에 종사해온 이 대표가 신재생에너지, 그것도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립하고 본격 사업을 벌인지 서너 해만이었다.
축산과학원은 맞춤형 액비 생산시스템 설치와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한 친환경 농업기반 구축을 목표로 홍성군과 함께 이태에 걸쳐 시범사업을 벌였다.
맞춤 액비 제조기술을 갖춘 (주)기반에 대해서는 시설 증설과 액비저장조 설치, 수목용 액비주머니 제작과 설치를, 농가에는 소형 액비저장조 보급과 액비를 활용한 친환경 작물 재배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맞춤 액비는 식물 생육에 부족한 화학성분을 첨가해 양분의 균형을 보정한 액상 비료입니다. 가축분뇨 발효액에다 작물에 필요하거나 부족한 엔피케이(N·P·K, 질소·인산·칼륨) 성분을 보강한 비료인 거죠. 농가 입장에선 양질의 액비를 쓰는 만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셈이죠.”
홍성군농업기술센터 이정호 농업생물팀장의 설명이다.
방울토마토 등 생산성·소득 올라
가축분뇨를 퇴비, 액비로 만드는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공동자원화 시설이 전국 요소요소에서 가축분뇨를 수거해 발효액을 제조하고, 액비유통센터 등을 통해 논이나 밭에 뿌려주기까지 한다.
액비의 품질 향상이 눈에 띈다. 생분의 위해성이 밝혀지고, 특별한 제조기술이 없었던 초기만 해도 액비는 경종농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더구나 액비 제조과정과 살포할 때 나는 냄새가 민원의 대상이 되면서 기피 현상이 뚜렷했다.
최근 가축분뇨 액비는 탈취시설을 통해 냄새가 줄어들고, 고액 분리와 침전 과정을 거쳐 부유물질 함량이 낮다. 속효성인 무기태 양분의 비율이 높고 액상화한 안정된 상태의 액비로서, 논농사 밑거름은 물론 시설재배 덧거름이나 관비재배 형태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요즘은 양질의 액비 제조에 그치지 않고 토양의 양분 불균형 해소나 작물별 표준 시비량에 맞춘 발효액비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벼를 비롯해 콩, 맥류, 옥수수, 고구마, 감자, 방울토마토, 고추, 대추 등의 엔피케이 흡수율과 퇴비·액비의 3요소 구성비율을 대조해 맞춤형으로 제조하는 방식이다.
맞춤형 액비 제조와 생산기술 접목 사업을 홍성군에서 실시한 결과는 가축분뇨 자원화에 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분뇨를 배출하는 양돈농가는 물론 액비를 작물에 준 농가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이채복 대표는“기본 3요소가 적절히 있는 외에도 유용 미생물을 함유해 비료로서의 가치가 높다”며“일반 액비와 비교해 악취 발생이 적고, 균질성과 완전성을 갖춘 데다 부유물질이 적어서 점적관수 막힘이 없고 관비가 가능하니까 농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홍성군과 협약, 가로수 점적관수도
축산과학원과 홍성군은 1차연도에 가축분뇨를 혐기소화조에서 처리한 후 호기로 전환해 처리하는 에스디(SD, sludge digest) 공법을 적용하고, 고도 여과처리장치(멤브레인 바이오 리엑터)를 설치하는 한편 사업참여 농가들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을 수차례 진행했다.
이듬해에도 벼, 대추, 딸기, 배추, 방울토마토 등 40여 농가에 맞춤형 액비를 보급하고 작물 재배 컨설팅을 했다. 에스디 라인을 증설하고 서른다섯 농가에 소형 액비저장조도 설치해줬다. 아울러 액비 활용을 농경지에서 가로수 점적관수, 야외 체육시설 맞춤 액비 보급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기반은 자체 기술력과 시범사업 시행으로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이라는 시너지효과를 얻었다. 그러잖아도 열예닐곱 개의 특허기술을 보유한 기업인데, 2019년에‘가축분뇨 부산물 정제 비료 제조 시스템’ 특허를 홍성군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취득했다. 지난해 보령시농업기술센터에 이 기술을 이전하고 특허권료도 받았다.
맞춤 액비 효과는 전방위로 나타났다. 돼지를 키우는 이웃 열두 농가는 분뇨를 고액 분리처리 과정이나 퇴비사를 둘 필요 없이 (주)기반에서 가축분뇨 전량을 수거해가니 말 그대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맞춤 액비를 가져다 쓴 농가들도 호평이다. 고추의 경우 관행농법 대비 농가 평균 건고추 수확량이 8%, 소득은 10아르당 85만6천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재배 방울토마토는 수량 5%, 소득 67만8천 원이 늘고 대추는 수량 6%, 소득 29만2천 원 늘었다. 배추, 마늘, 포도, 블루베리, 아로니아 농가들도 맞춤 액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음식물 찌꺼기와 같이 처리, 에너지화
가축분뇨 처리의 문제로 보지 않고 ‘자원’으로 보는 관점은 중요하다. 분뇨를 처리해 액비를 얻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와 열로 축사 냉·난방시스템을 가동하거나 전력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기술은 축산환경 개선,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탄소 중립’에 이르기까지‘큰 그림’의 모델이 될 만하다.
㈜기반은 바이오매스 발전시스템을 갖추고 하루 24메카와트의 전력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홍성, 예산, 아산, 서산, 당진 지역의 음식물 찌꺼기와 반경 2킬로미터 열두 양돈농장의 돈분을 수거해 하루 95톤을 처리, 70여 톤의 액비를 생산해 저장하고 24메가와트의 전력을 얻는 것이다.
“축산농가들이 가축분뇨를 건드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고형분과 액을 분리한다거나 퇴비 부숙도 때문에 뒤집어 섞는 순간 냄새는 나게 돼 있죠, 시간과 노동력도 들어가죠, 좋을 게 없습니다. 분뇨 그대로를 탈취시설을 갖추고 양질의 액비를 제조하는 곳으로 수거해 자원화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해요.”
이채복 대표의 지론이다. 도시에서 대부분이 발생하는 음식물 찌꺼기와 생활 오수와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제안도 서슴잖았다. 인분을 거름으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데 수세식 화장실은 큰 걸림돌이라는 것, 물 사용만 늘리고 소중한 자원을 망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농가마다 냄새 없이 액비를 제조하고 바이오가스와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면야 금상첨화이지만 현실은 녹록잖다. 정부의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정책이‘모순’임이 드러난다. 분뇨 교반에 따른 각종 냄새 민원의 제기는 역효과이기 때문이다. 가축분뇨와 음식물 찌꺼기, 생활 폐기물 등의 처리와 자원화, 에너지화를 ‘공익사업’으로 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출처: 농업인신문 2021. 4.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