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우려, 현실화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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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2-08 | 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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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플레이션 우려, 현실화 되나 기상이변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각국 곡물 수출제한조치… 곡물가 상승 본격화 남미 기상이변으로 옥수수 공급 감소 코로나19로 각국 곡물 수출제한 겹쳐 지난해 4분기부터 옥수수 가격과 동반해 사료용 소맥·대두박 가격도 급등세 곡물가 오르면서 모든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어 2008년 상황 재현될까 우려 하반기 구매 시점 찾지 못해 사료회사 어려움 가중 ‘세계 곡물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의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6달러대에서 8달러대로 넘어섰으며, 한국으로의 수입가격도 C&F(운임포함가격) 기준 톤당 280달러대 아래에서 구매되던 것이 현재 380불대를 형성하고 있다. 옥수수 가격과 동반해 주요 사료원료인 사료용 소맥과 대두박 가격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타 유통물량이 적은 사료원료의 경우에는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며 품귀현상을 빚고 있기도 하다.’ 최근의 곡물원료 현황을 보고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글은 관련 협회가 2012년 작성한 최악의 애그플레이션 보고서 중 일부다. 현재의 상황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어쩌면 애그플레이션의 진입부 쯤에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의 곡물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고 남미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옥수수 공급 감소에 코로나19발 각국의 곡물수출제한이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과 2012년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시작된 애그플레이션이 되풀이 될 수 있다며 경고를 보내고 있다. # 바이오에탄올 생산, 2008 애그플레이션 원인돼 ![]() 2008년 애그플레이션은 옥수수 등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량이 폭증하면서 본격화됐다. 미국내 옥수수의 총 생산량이 2004년 2억9990만 톤에서 2007년 3억3321만 톤으로 늘어났음에도 에탄올용 옥수수가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기존 식용과 사료용 수요 이외에 새로운 수요시장을 형성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곡류와 두류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증가되고 이렇게 되면서 곡물 주요 수출국들의 농산물 민족주의 경향으로 수출제한 조치가 시행됐다. 최근 코로나19 발생으로 러시아 등이 곡물수출 제한 조치를 실시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2008년 애그플레이션의 기시감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 시기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농산물과 축산물의 소비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옥수수 수출량이 줄어든 데다 2008 베이징 올림픽으로 중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나빠진 곡물 수급 상황에 트리거가 되면서 애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결국 사료 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2006년 11월 138달러에서 2008년 4월 383달러로 2.6배 가까이 치솟았다. 6월에는 449달러로 두 달만에 30% 가까이 상승하면서 고스란히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세계적으로 대규모 애그플레이션이 불어 닥쳤다. # 50년만의 美 가뭄, 2012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 ▲ 2012년 미국 가뭄 현장. 2012년 국제곡물가격 급등은 50년 만에 찾아온 미국 최악의 가뭄이 트리거가 됐다. 단기 급등으로 시작된 2012년의 국제 곡물가격은 미국의 가뭄으로 촉발돼 러시아, 호주, 인도 등 세계 곡물 수출의 주력을 담당하는 국가들까지 이상기후에 의한 작황부진에 시달리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2년 6월 톤당 294달러였던 옥수수 가격은 8월 400달러로 두 달만에 36%가 올랐다. 대두는 같은 기간 30%, 대두박은 36%가 상승하면서 사료용 원료가격은 급등세를 보였다. 더구나 2012년은 하락세를 보이는 축산물 가격에 사료원료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농가들에게 이중 부담이 가중됐다. 실제로 당시 대부분의 축종에서 사육마릿수 과잉으로 공급물량은 많아지고 생산비 상승이 겹치면서 축산농가에 위기가 닥쳤다. 전국한우협회 등은 정부가 사료값 인상에 재탕대책을 발표했다며 단기적 미봉책이 아닌 한우 수매대책을 발표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오바마 미 대통령은 가뭄 피해에 대응해 축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대규모 수매와 국방부의 육류구매를 지시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축산업에 대한 생산기반지지 대책이 이어졌다. # 수요·공급 물려있는 2021년 지난달 21일 기준 국제 옥수수 가격은 톤당 300달러, 대두박은 612달러로, 전달 대비 각각 14.9%, 16.8%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각각 34.5%, 57.3% 상승했다. 옥수수 가격은 2012년 애그플레이션 당시의 370달러 이후 8년만의 최고가격이고 대두박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곡물가격 상승은 수요와 공급, 양쪽 다 문제가 있다는 것에 있다. 세계적 곡물 창고 중 하나인 남미가 라니냐 등의 기상이변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옥수수 등의 생산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발 곡물 수출국들의 곡물 수출 중단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상반기 곡물수출을 제한한 상태고 우크라이나는 축산업계에서 사료비용 상승이 육류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 자국 정부에 2021시즌 옥수수 수출 제한을 요청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3월까지 내수 확보를 위해 옥수수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중국의 옥수수와 대두 수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은 1300만 톤이었고 올해는 2700만 톤으로 전망되고 있어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을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수 한국사료협회 부장은 “2008년 애그플레이션은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의한 수요의 문제로, 2012년은 미국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공급선이 무너지면서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면 올해는 수요와 공급, 양쪽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라며 “특히 곡물 쟁탈전 가격이 복합돼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2008년처럼 모든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 애그플레이션, 과연 다시 올까 ![]() 옥수수 시세는 통상 3~6개월 후 도입가격에 반영된다. 사료업계는 올해 6월말 도착기준까지 구매를 완료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도입 평균가격은 옥수수 244달러, 대두박 456달러로 지난달 도입 가격으로만 따져도 옥수수는 전달대비 22%, 전년대비 15.9%가 오른 상황이다. 대두박은 전월대비 18.9%, 전년대비 16.4% 상승하는 등 시세가 급등하면서 하반기 구매 시점을 찾지 못해 사료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물론 상승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종과 수확차질을 빚었던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미국의 올해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대두의 경우 17.4% 증산이 예견되고 있다. 사료업체의 한 구매 전문가는 “남반구의 가뭄이 남미산 곡물 수확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내년 북반구 곡물 생육기에 기상이변이 생기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우상향 그래프를 형성할 것”이라며 “필요한 사료곡물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사료회사 구매자들의 현명하고도 냉철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지상좌담] # 나수민 농협사료 외자구매부장 -“곡물 수출 협력사와 파트너십 강화… 각종 리스크 대응해나가야” 밀, 옥수수, 콩 등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2007~2008년의 ‘국제 곡물시장 위기’, 2011년과 2012년 발생했던 ‘국제 곡물 가격 급등 사태’에 농산물을 주 원료로 하는 국내 식품 제조회사나 배합사료 제조회사가 가격 인상을 경험했다. 농협사료는 지난해 367만 톤의 배합사료 판매물량을 기록하면서 2019년 역대 최대 판매물량 기록을 경신했다. 농협사료는 주원료인 옥수수를 연 200~240만 톤가량 수입한다. 하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 미국 열대폭풍, 남미 이상기온 현상, 중국의 집중호우 사태 등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농산물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급량이 줄게 됐다. 현재의 애그플레이션 상황은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지난해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등으로 물류와 노동력 이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원활한 공급이 어려워 진 것까지 더해져 사료 업계는 현재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농협사료는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일 아침 국제 선물시장의 옥수수 가격, 실시간 환율 등을 확인하는 등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위기상황이 올 것을 대비해 비상경영을 준비할 것을 주문해 왔다. 특히 지난달 26일 중국은 옥수수 136만 톤을 구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하루 구매량 중 최대 구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국내 사료 업계에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부원료인 대두박 또한 지난해 연 평균 톤당 360달러 선에 구매했는데 올해는 약 50% 이상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중국의 옥수수 수요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농협사료뿐만 아니라 조만간 여러 배합사료 제조회사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생산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며 여기에 유동성까지 풍부해지면서 곡물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들이 수출세를 신설하는 등의 보호무역을 실시함에 따라 수입하는 국가들은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관련 제조회사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면서 피해는 소비자, 축산업계에 있어서는 축산농가에게 전해지게 된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곡물 수출국에서 주요 작물들을 얼마나 심을지, 파종된 작물들의 관리를 얼마나 잘 할 것인지, 이후 수확량이 얼마나 되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적절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곡물 수출 협력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면서 각종 리스크에 대응해 가는 데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전상곤 경상대 교수 -“국내 수급 상황 안정화와 자급률 향상, 국제 관계 강화 등 정부 노력 중요” 최근 국제 선물시장에서 밀, 쌀, 옥수수 등 국제 농산물 가격은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다른 농산물의 추이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애그플레이션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곡물 수입단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제품 생산원가 비중보다 훨씬 높게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며, 축산업을 놓고 봤을 때는 사료, 축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외식업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축산업은 원가구조에서 원료 곡물을 이용해 생산되는 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원가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더욱 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배합사료 제조회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통해 대내외 경쟁상황을 점검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상황에서 생산비적인 측면을 놓고 본다면 우선 국제 곡물 수급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로 전환돼야 이어서 가격 또한 안정될 텐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실 곡물 거래 시장에 있어서 우위의 입장을 선점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을 예로 들자면 곡물 수출 협상 시 수입량 자체가 많아 높은 협상력을 발휘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입량이 적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곡물 시세를 예측해 효과적인 선물계약을 실시하면서 위험을 줄여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 국제 유가 시세 또한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의 애그플레이션 상황은 세계적인 이상기온 현상으로 인해 주요 곡물 생산국의 곡물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옥수수 등을 대체 연료 개발에 투입하면서 사람이나 동물의 먹거리로 쓰여야 할 곡물이 줄어든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옥수수 대신 건포도나 초코칩, 말린 과일 등의 간식을 사료의 원료로 일부 넣어 급여하는 양돈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바로 이러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애그플레이션의 여파로 인해 국내 축산물 가격 안정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요인을 제외하고 내부적으로는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가축 사육마릿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나가면서 국내 수급 상황을 안정화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곡물 가격과 환율의 변동성 심화, 곡물 수요 증가, 코로나19 상황까지 여러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쳐져 발생하는 애그플레이션, 나아가 식량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급률 향상, 국제 관계 강화 등 정부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 2021. 2.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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