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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11. 1. 28)
윤증현 장관, 아가리가 광주리만 해도 막말은 못하는 것이요!
구제역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축산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국가 재정,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장관의 입에서 나왔다면 사태는 심각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고위 당정협의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찰이 백날 도둑을 지키면 뭐하냐? 집주인이 도둑 잡을 마음이 없다’, ‘지금 구제역 보상비로 예비비가 동날 지경이다’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축산농민들의 도덕적 해이가 구제역 확산을 불렀고, 이로 인해 국가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 혈세로 녹을 먹는 고위공직자의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어이 상실이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
지난 11.27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석달째 대한민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여기에다 AI발생까지 겹쳐 축산농민들의 한숨을 날로 커져가고 있다. 가축들을 매몰 처분한 농민들은 삶의 좌표를 잃었고, 비발생 농민들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것이 구제역이 낳은 고단한 축산농민의 삶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을 도둑으로, 축산농민들을 집주인으로 빗대어 잡을 마음이 없다는 막말은 얼어붙은 농민들의 가슴에 쇠말뚝을 박는 모욕적인 발언이다.
구제역 확산을 아무리 축산농민에게 떠넘기려고 조장해봤자, 정부는 그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구제역 확산의 본질은 보상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방역체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눈박이식 사고로 정부 보상금이 축산농민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정부에 대한 의존을 부추겨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는 해괴한 논리로 국민의 눈과 귀를 흐리는 작태는 국민과 농민들을 이간질하는 국민 분열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아가리가 광주리만 해도 막말은 못한다’ 는 속담이 있다. 윤증현 장관은 그 뜻을 모르면, 공직 일정으로 바쁘시겠지만 인터넷 지식검색 한번 해보시라. 그리고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시지 말고, 기획재정부장관으로써 생명산업인 농업・축산업을 지키는 데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밤낮으로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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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리’는 ‘입’을 낮잡아 일컫는 대한민국 표준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