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잘 활용하면 ‘똥이 아닌 돈’…수조원 가치 ‘돼지분뇨의 재발견’ |
작성일 : 2023-02-24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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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주식’ 한돈, 탄소중립을 말하다 <3> 전문가진단-이명규 상지대 교수
“김 기자, 돼지 똥오줌 값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지난 17일 강원 원주시 상지대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이명규 지구환경공학과 교수(전 한국축산환경학회장)는 대뜸 이 질문을 먼저 던졌다. ‘얼마나 될까, 아니 얼마나 되겠어’라고 속으로 반문하는 사이 그는 말을 이어갔다. “마이너스에서 수조원 산업으로까지, 돼지 분뇨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무궁무진해진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한마디로 가축 분뇨를 잘 아끼면 ‘똥’이 아닌, ‘돈’이 된다는 것.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근거는 무엇일까. 그가 현재 연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며 친환경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으로의 생산 유발 효과까지 낼 수 있는 돼지 분뇨의 확장 가능성을 들어봤다. #돼지 분뇨,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가축분뇨 정화하면 ‘마이너스’ 1톤당 3만~4만원 비용 소요 발효액비화 하면 ‘플러스’ 복합비료 효과는 1만원 달해 정제액비 생산 땐 ‘수익 극대화’ 1톤의 배지만으로 30만원 훌쩍 클로렐라액비 되면 400만원도 “매년 4조원 가치 만들 수 있어” 이명규 교수는 현재 가축분뇨를 활용한 ‘저탄소 친환경 바이오소재 생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가축분뇨를 일차적으로 정화 처리하는 과정을 ‘마이너스’로 규정한다. 자본이 투입되는 데다 정화 처리를 하면서 탄소도 배출된다는 것. 이 교수는 “돼지 분뇨 1톤을 정화조로 옮겨 정화 처리하기까지 3~4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탄소도 배출된다”며 “한마디로 돼지 분뇨를 정화 처리한다는 것은 축산 농가와 업계에 지속적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과 함께 돼지 분뇨가 ‘플러스’ 돼 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우선 돼지 분뇨를 복합비료 효과를 내는 ‘가축분뇨 발효액비’화하면 돼지 분뇨 1톤이 1만원 이상의 효과를 창출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돼지 분뇨 1톤엔 질소가 2kg 정도 들어있다. 복합비료 한 포대(20kg)에 질소가 4kg 들어간다. 이 비료값이 2만원 중후반대로, 그렇다면 돼지 분뇨를 복합비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발효액비화하면 돼지 분뇨 1톤당 1만원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 교수는 발효액비에 한 번 더 부유물질을 1차 여과해 냄새 없이 만든 후(여과액비) 다시 투명하게 2차로 여과하는 ‘정제액비’를 생산하면 돼지 분뇨 1톤에서 30만원 이상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양돈 분뇨 발효액비를 응집처리를 통해 부유물질(SS)의 대부분을 제거하고 항생제, 병원미생물이 없는 위생적이고 투명한 정제액비를 생산할 수 있다”며 “이 위생적인 정제액비를 미세조류를 포함한 다양한 미생물 등의 배양배지로 활용하면 현재 흰색곰팡이병이 주로 발생하는 딸기를 비롯해 양파, 배추, 무, 당근 등 여러 작목에 대한 병해충 억제에 많이 활용되는 클로렐라(바이오) 액비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로렐라액비를 만들기 위한 정제액비 배지가 시판되고 있는 클로렐라 배양용 화학배지 가격에 견주어 보면 가축 분뇨 1톤의 배지만으로도 30만원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규 교수는 현재 정제액비를 배지로 활용해 클로렐라액비, 즉 친환경 바이오 액비로 만들고 이를 농업비료, 축산사료, 항산화식품, 기능성 면역소재 등에 이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그렇게 되면 돼지 분뇨 가치는 수십 배 이상 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바이오(클로렐라)액비는 정제액비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등을 융합시켜 만들어진다. 지금 온라인몰에서 클로렐라액비를 검색하면 알 수 있듯 클로렐라 액비 1ℓ에 가장 싼 게 4000원으로 1톤이면 400만원”이라며 “돼지 분뇨 1톤이 마이너스에서 400만원 가치까지 나올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탄소를 생물학적으로 회수, 저장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1년간 배출되는 돼지 분뇨가 2200만톤으로 이 중 100만톤만 바이오액비를 만들면 돼지 분뇨로만 4조원 규모 이상의 가치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이 교수는 보고 있다. 더욱이 이 친환경바이오액비는 도시농업과 교육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요즘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소규모 친환경농산물 재배가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데까지 화학비료를 쓸 수는 없지 않느냐”며 “현재 특허청으로부터 기능성용 식물용 비료와 아이들 교재용으로 쓸 수 있는 포켓팜(Pocket farm) 등에 대한 상표등록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사 재배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친환경바이오소재로 돼지 분뇨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는 돼지 분뇨가 탄소 중립을 실천하며 상상 이상의 ‘순환적 경제 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농축산 탄소중립 주도할 컨트롤타워는 부재 중 “정부 차원 경축순환농업 기구 설립…지자체들과 연계돼야” 분뇨 자원화·환경 문제 해결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 등 발생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화를 취지로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정부. 하지만 농축산분야에선 이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다고 이명규 교수는 판단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가축 분뇨를 액비화해 경종 농가에 활용하는 경축순환농업은 탄소중립 시대에 꼭 필요한 정책 지향점이고 정부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정부에선 이를 조절할 컨트롤타워(지휘소)조차 없다. 관련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 탄소중립위원회에도 관련 전문가나 관련 기구가 부재해 정책 역시 일관성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축순환특별위원회’ 등 중앙부처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하고, 광역 도, 시·군, 읍·면 단위까지 네 단계의 컨트롤타워 기구가 설립, 연계돼야 한다고 그는 제안한다. 이 교수는 “마을엔 양돈 농가와 경종 농가가 있고, 경종 농가들은 대체로 작목반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면 양돈업계와 작목반이 협약을 체결해 ‘우리(양돈업계)가 좋은 액비를 만들 테니, 각 작목반에서 활용해 달라’고 할 수 있고 이 과정에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 중 좋은 사례를 읍·면 단위 위원회(읍·면 컨트롤타워)에서 올리면 도에서 집계하고, 이를 중앙정부 위원회에서 전국적으로 활용하거나 모범사례로 타 지역에 전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분뇨 자원화와 환경 문제 해결에다 지역 일자리 창출, 국가 차원에서의 데이터 구축 등 여러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청년 인재가 그런 곳에 활용돼 지역에서 역할을 한다면 지역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를 위해 우선 정부 차원의 경축순환특별위원회 등 농축산 분야에선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일관성 있는 정책도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2023. 2. 21]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