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식한돈, 탄소중립을 말하다
<2> 금강축산
 

 
12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위치한 금강축산’. 군 제대 후인 1990년 부친으로부터 600마리의 양돈장을 이어받아 양돈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금강축산 송일환 대표는 이후 농장 규모를 20배 가까이 늘렸다. 규모만 늘린 게 아니라 현재 금강축산의 생산 성적은 MSY(어미 한 마리당 연간 출하 마릿수) 25.3마리로 전국 평균 18마리를 크게 상회하고, 이유 후 육성률도 97.3%85% 내외인 전국 평균보다 상당히 높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생산 성적의 중심에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금강축산만의 노하우가 배어 있다는 점이다. 돼지 먹이로 활용하지 않았으면 그냥 버려졌을 연간 수백 톤의 유제품 폐기물과 콩껍질, 커피박 등이 송일환 대표에 의해 돼지 먹이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 고급육 생산, 탄소중립 등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송일환 대표를 지난 10일 금강축산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유 모를 설사 발효유로 해결MSY 높이고 고급육 출현 이어져
2000년대 초반 당시 다른 양돈장처럼 금강축산 분만사에서도 새끼돼지들이 이유 모를 설사를 계속하자 송일환 금강축산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치료해도 나아지지 않자 여러 고민과 실험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요구르트(발효유)’였다.
 
송 대표는 사람도 요구르트 등 발효유를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사람에게도 좋다고 하니, 돼지에게도 요구르트를 먹이면 효능이 있을 것으로 봤다처음에 7짜리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 2개를 활용해 우유를 발효, 요구르트화해서 돼지에 먹이기 시작했는데, 설사를 비롯해 질병 발생률이 현저히 줄며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엔 써코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고 당시 백신이 없어 농장에서 폐사율이 30~50% 정도 나왔지만, 우리 농장은 써코바이러스에서도 자유로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금강축산에선 본격적으로 발효유를 돼지 먹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이 다 된 유업체 공장에서 우유를 가지고 와 사료와 함께 액상사료로 급이하고 있다. 우유뿐만 아니라 요구르트, 음료수 등 유통기한이 다 돼 폐기해야 할 유제품을 발효, 액상화시켜 사료와 섞어 돼지에게 공급한다. 이 효과가 고스란히 MSY와 이유후육성률, 사료요구율 등 우수한 생산성적 지표로 나오고 있다.

유제품 급이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돼지고기 육질이 좋아지는 등 고급육 출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축산물품질평가 대상, 도드람양돈농협 우수농가, 한국양돈대상, 한사랑농촌문화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등의 수상실적이 이를 보여준다. 또한 송일환 대표 사진이 하나의 돼지고기 브랜드로 전국 대형마트 매장에 걸리는 등 금강축산의 고품질 돼지고기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선 금강축산 돼지고기 판매 이후 매출이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송 대표는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이기에 우리 돼지고기는 전국 도드람 취급 매장에 들어간다. 다만 지역 단위농협인 우성농협 로컬푸드매장엔 들어가지 못하다, 바코드 등으로 이력 추적이 가능해졌기에 4년 전부터 우성농협 로컬푸드매장에서도 우리 고기가 들어가기 시작했다이후 월 4000만원이던 이곳의 돼지고기 매출이 현재는 1억원 이상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폐기될 콩껍질·과자박·커피박 먹이폐 유제품은 연 550여톤 활용
유제품 이외에도 금강축산에선 폐기 처리될 다양한 품목들을 돼지 급이에 활용하고 있다. 두유공장에서 나오는 콩껍질과 과자업체 과자박, 커피업체 커피박, 주스업체 파인애플 껍질·즙 등이 금강축산을 통해 미생물제로 만들어져 돼지에게 공급된다. 커피박은 양돈장 주변에 뿌려 양돈장 냄새 잡는 효과도 낸다.
 
종합적으로 금강축산은 일주일에 우유 등 유제품 8~15(연간 550여톤), 과자박 500kg, 커피박 1.5~2, 콩껍질 400kg(1개월) 정도 부산물을 쓴다. 가공업체들은 이 제품들을 폐기하는 비용을 보전 받고 금강축산은 양질의 돼지고기가 생산되는 등 가공업체와 금강축산이 윈윈하고 있다. 이런 효과들은 논문으로도 나왔다. 송일환 대표는 2007년 만 40세의 나이에 연암대에 입학해 4년 과정을 수료한 뒤 한경대에서 20212월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박사 논문 모두 발효유 급이가 돼지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송 대표는 가공업체들은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정화 처리 등으로 1년에 수억원 이상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우리는 품질 좋은 돼지고기가 생산되기에 양쪽 모두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무엇보다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나오는 탄소 배출도 없다. 이게 바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농장들이 유제품 등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도 따른다. 지자체에서 폐기물재활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유제품, 커피박, 과자박 등 품목마다 폐기물재활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허가가 생소한 지자체에선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다. 우리 농장 역시 이 허가를 받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지역의 한 3만두 규모 돼지 농장 역시 이 허가를 받지 못해 해당 사업을 포기하는 등 농가가 허가를 받기 어려운 곳이 많다. 하지만 요즘 같은 탄소중립이 화두인 시대에 이런 허가는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돈사 지붕에 태양광 시설설치분뇨 활용 신재생 에너지도 준비
금강축산은 2021년 모든 돈사에 태양광 설치를 완료했다. 양돈장 운영을 하면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설치에 대한 원가를 보전 받으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송 대표는 이를 통해 양돈업이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는 알리고 싶었다.
 
송일환 대표는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 것은 ESG 경영을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다 나온 대안이었다양돈장 운영 과정에서도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젠 돼지 분뇨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생산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바이오가스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양돈농가들은 바이오가스 시설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축분뇨의 신재생 에너지 생산이 본격화된다.
 
송 대표는 바이오가스촉진법은 양돈장에서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신재생 에너지화하자는 내용이라며 돼지 분뇨를 70%, 음식물 찌꺼기를 30%로 하면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발효 적성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제안도 했다. 농공산업단지 부산물 폐기물을 재활용해 사료화하는 방안이다.
 
그는 지자체 내 농공산업단지가 많다.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 폐기물을 재활용해 사료화하면 폐기 처리 비용도 줄이고 사료 자급률도 높일 수 있다그렇게 되면 현재 사료 대부분이 수입되는 상황에 외화도 줄이고 탄소중립까지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를 위해선 부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 설치를 위해 국가에서 국공유지 등을 활용토록 해주고 지자체가 터미널 식으로 관련 부산물을 수집하는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3대가 이어가며 양돈 100년의 꿈 실현
“100년간 이어지는 금강축산 농장 될 것
금강축산은 송일환 대표(사진 왼쪽)의 아버지 송병철 씨(가운데)부터 송 대표, 아들 송창현 씨까지 양돈업을 이어가며 양돈 100년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송일환 대표는 석·박사 학위를 받으며 연암대 겸임교수를 비롯해 대학 및 관련 기관 등에서 발표와 강연도 자주 하며 양돈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송 대표 강연의 주요 주제는 양돈 100년의 꿈이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양돈업을 이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연암대에서 다시 축산을 공부한 아들 송창현 씨가 이어받고 있다. 현재 88세인 아버지 송병철 씨가 1970년 무려 양돈업을 시작했고 27세 아들이 양돈업에 합류했기에 3대를 이어가며 ‘100년 양돈업의 꿈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100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등 이웃 사랑 운동도 실천하고 있다.
 

송 대표는 아버지가 해왔고 또 내가 하고 있고, 우리 아들이 이어서 하면 금강축산은 100년간 이어지는 농장이 될 것이라며 우리 3대 모두 국민 주식이자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양돈업에 종사한다는 자긍심이 크다. 하지만 일부 과장된 내용으로 양돈업이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는 지탄을 받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시 말해 대한민국 한돈산업이 국민에게 주요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탄소중립에도 앞장서고 있는 가치 있는 산업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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